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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 뮤지컬 이야기 /뮤지컬 상식

뮤지컬 종사자들-6

12. Costume Designer 의상 디자이너


배우가 착용하는 의상은 영어로는 'costume'이라고 부르는데, 이 의상도 스토리 텔링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배우들의 의상은 구슬을 단 아름다운 수제 드레스나 광 나는 턱시도가 될 수도 있지만 오랑우탄 모양의 바디 수트가 될 수도 있다. 라이언 킹에서 줄리 테이머(Julie Taymor)가 만든 기린 의상처럼 마스크와 죽마가 의상이 될 수 있고, 미녀와 야수에서 앤 하울드 워드(Ann Hould-Ward)가 만든 포크와 숟가락 모양의 금박 쇠붙이가 의상이 될 수도 있다. 타잔에서 밥 크로울리(Bob Crowley)가 만든 수영복 크기의 샅바처럼 아주 심플한 의상도 있다. 어떤 모양의 의상을 입히고 그것이 무대에서 어떻게 움직이게 할 지는 의상 디자이너가 결정한다.     



Did you know?


* 인어공주에서 문어 마녀 우슐라 역을 연기하기 위해 Sherie Rene Scott은 완전히 다른 촉수 두 세트를 의상으로 입어야 했다. 하나는 평상복, 다른 하나는 갖춰 입은 고급의상으로 구분했지만, 중요한 건 둘 다 입고 조종하기 매우 어려웠다는 것이다.

  

 

 

* '타잔'에 나온 '나방 the moth'는 하이테크 디지털 기술로 프린트해 만든 의상을 입었다. 특수 기술로 옷감에 사진을 인쇄해낸 후 다시 바느질을 입힌 의상이었다.




   


공연 의상은 관객들에게 극 중 인물에 대해 표현해주는 바도 있다. 노인인지 어린 아이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의사인지 노동자인지, 부유한지 가난한지, 수줍은지 거친지 등등에 대해서 말이다.

예를 들어, 부케를 들고 베일에 얼굴을 가린 길고 하얀 옷을 걸친 여자를 본다면, 결혼식장의 신부이겠거니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의상이더라도 진흙을 묻힌 채라면 뭔가 잘못된 일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의상은 때로 관객에게 극이 발생하는 역사적 배경이나 세상 안 혹은 바깥의 어떤 특정한 장소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의상은 심지어 날씨나 계절을 알려주기도 한다. 누군가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선글라스를 꼈으며 조리슬리퍼를 신었다면, 다른 설명이나 무대세트가 없더라고 한여름 해변가를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긴 털 코트를 입었다면 겨울을 연상할 테고 말이다.


실존 인물을 연기할 경우에는 그 인물이 실제 입었던 것과 같은 옷을 만들어낼 때도 있다. 이 경우는 가장 사실적이고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모든 디테일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공연 의상은 공연 안에서 보는 즐거움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맡아 판타지의 세상을 창조해내야 하기 때문에 과장되고 화려하게 만들어지곤 한다.


보통, 디자이너가 먼저 인물의 이미지를 스케치하고, 거기서부터 의상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간다.


어떤 디자이너는 소장하고 있는 방대한 의상들을 놓고 여러 아이템들을 이리저리 믹스 매치해보면서 그 공연에 맞는 적합한 스타일을 찾아간다. 오늘날이 배경인 경우에는 곳곳의 옷가게에서 이른 바 'shop the show', 공연의상을 쇼핑하기도 한다. 의상들이 무대 위에 오르기까지 디자이너는 디자인, 색상, 실루엣, 움직임까지 인물에 맞게 잘 선택해야 한다.


의상디자이너는 극 중 인물의 나이에 맞게 보이도록 옷을 만들어낼 책임도 있다. 디자이너가 직접 옷의 구김새나 얼룩, 땀자국까지 만든다. 해진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천을 찢고 사포로 문지르기도 한다.


의상디자이너는 인물의 모습을 완벽히 표현해 내기 위해 메이크업 및 헤어/가발 디자이너와도 긴밀하게 작업한다. 


Off the Record

* 의상은 무대 위에 보이는 것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디자이너들은 인물들이 그 시대 사람처럼 느껴지도록
속옷과 코르셋까지 디자인했다. 짓궂은 디자이너는 가려운 옷감으로 만들어 배우들을 괴롭혔다고.


* 'quick change 퀵 체인지'란 말이 있다. 배우가 무대 뒤로 들어와 의상을 단 몇 초만에 갈아 입은 뒤 다시 무대로 돌아가는 상황에 쓰는 말이다. 빨리 입기 위해 의상 안에 또 다른 의상을 이미 입고 있거나, 단추 대신 벨크로 접착포를 쓰며, 수차례 갈아입는 연습을 한다.

   수줍어 하지 말고 들으시라. '타잔'에서 제인은 나선형 층계를 다섯 계단 올라가면서 옷을 갈아입는데, 바닥층에서 옷을 벗어 던지고 짧은 바지만 입은 채 계단을 뛰어 올라간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재빨리 새 옷으로 갈아 입고 9m 아래 그물침대로 뛰어든다.  


* '미녀와 야수'에서는 지난 13년 동안 7만 번 이상의 퀵체인지가 이루어졌다고.


* '라이언 킹'에서 춤과 노래를 모두 했던 스윙배우들은 자신의 역할을 완수하기 위해 각각 20벌 이상의 의상을 갈아입어야 했다고.


* '미녀와 야수'에서 벨이 입었던 무도회 드레스는 무게가 40파운드(약 18kg)가 넘었다고 한다. 







13. Hair & Wigs  헤어 및 가발 디자이너



브로드웨이 42번가.

뒤로 가발들이 주욱 늘어서 있고, 배우들이 분장을 받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선생님 등 주변에 가발을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발은 가모 혹은 인모(실제 사람 머리카락)로 만들어진다. 어떤 가발은 가발인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이지만, 어떤 가발은 누가봐도 웃음을 유발한다. 공연에서는, 배우 의상의 일부일 때가 많다. 가발로 대머리를 감쪽같이 숨기기도 하고, 배우 본래 머리색을 가리기도 한다. 짧은 머리의 여배우도 길에 늘어뜨린 머릿단을 연출할 수 있고, 현대 머리스타일을 한 배우도 헤어피스를 붙여 과거 시대의 머리로 바꿔놓는다.


가발과 헤어피스의 스타일은 자연스러운 것에서부터 과장되고 판타지적인 것까지 매우 다양한데, 인물 성격에 대해 논의하여 이야기 전개에 필요한 스타일로 정하게 된다.


가발 디자이너에게는 두가지 중요한 기술이 요구된다. '가발을 만드는 것'과 '스타일링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무대 용도에 맞는 가발을 만들어내고, 수염이나 구레나룻도 디자인한다. 배우 머리에 딱 맞게 헤어피스를 만들며, 매 공연 전에 가발을 씌워 스타일링까지 해준다.


의상디자인처럼 헤어와 가발도 이야기 전개에 도움이 되며, 관객들에게 보다 인물의 역할을 분명히 드러내주어 인물의 성격창조에 시각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한 인물의 헤어스타일도 그 역할과 성격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겠다.



타잔 역의 Josh Strickland.



Off the Record

* 브로드웨이 공연의 가발들은 대체로 인모로 만들어진다. 어떤 나라에서는 가발 시장에 팔 목적으로 머리를 기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나라에서 머리카락을 수입해 온다. 그 사람들은 체코 공화국의 한 농장에서 살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머리카락은 매주 여덟차례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고 있는 셈이다.


* 짧은 머리카락으로는 가발을 만들 수 없다. 가발 디자이너는 우선은 긴 머리카락으로 작업하며, 차후에 적정 길이로 잘라낸다.


* '미녀와 야수'에서는 모두 4명의 인물이 David Lawrence가 야크 털로 만든 가발을 썼다. 포트 부인(주전자), 뤼미에르(촛대), 그랜드 부쉬 부인(옷장), 슈거볼(설탕통) 등이다.


* David Brian Brown이 만든 가장 독특한 가발은 털난 겨드랑이를 가진 코러스걸들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작은 가발들을 만들어 각 겨드랑이에 붙여주었다고.


* 메리 포핀스 역을 맡은 여배우는 매공연, 머리에 쥐를 심어두었다! 진짜 쥐는 아니고.. 쥐 같이 생긴 울과 머리카락으로 만든 뭉치였다. 가발 디자이너 Angela Cobbin은 그 뭉치를 패드에 심고 부풀려서 가발에 붙였다. 물론 관객들에게는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게 '쥐'를 가발에 심어두지 않는다면, 그 여배우의 머리는 공연 말미쯤 가면 가발이 모자에 눌려 찌그러져 있을 테고 더이상 메리 포핀스 같이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Aida. 리카 오카모토가 가발을 쓰기 전후 모습을 비교해보자.



'타잔'에서 포터 교수 역을 맡은 바 있는 Hans Ligtvoet.

David Brian Brown이 만든 가발, 구레나룻, 턱수염을 특수 풀로 붙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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