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Set Designer 세트 디자이너
세트 디자이너 Bob Crowley (뮤지컬 '원스', '아이다', '히스토리 보이즈' '메리 포핀스' 등)
세트 디자이너는 관객들을 극 세계의 시각적 여행길로 안내한다. 배우 이외에 무대 위의 모든 것, 그리고 배우들이 몸에 걸친 것들은 세트 디자이너가 만들어낸 것이다. 무대세트와 장면은 때로는 매우 일상적이어서 말그대로 현실의 삶과 같이 보이기도 한다, "어머, 저건 정말 진짜 집 거실 같잖아!" 이렇게 생각될 만큼. 어떤 무대는 한 장소에 대한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정도의 세트, 혹은 어떤 장소인지도 알 수 없는 세트로 만들어진다. 이를 테면, 무대 바닥 및 벽면이 흙더미이거나 파란 카페트만 깔려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세트디자이너의 선택으로 만들어진다.
디자이너는 관객을 돌아다니게 할 수 없으므로, 관객들이 최고로 잘 바라볼 수 있도록 장면의 위치를 잘 생각해야 한다. 영화를 볼 때는 카메라의 시선이 자유롭게 움직이지만, 연극에서는 그 시선이 그렇게 바뀌지 않는다. 자기 자리에 계속 앉아서 봐야 하니까. 디자이너는 각 관객들이 자신의 시선에서 가능한 최고의 장면을 볼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세트 디자이너는 또한 자신의 무대가 놓여질 극장의 양식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공연될 극장의 무대가 '돌출무대 thrust stage'인데, 돌출무대보다 프로시니엄 무대나 원형무대에 어울리는 세트를 디자인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작품은 오로지 한 세트에서만 공연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작품들은 공연 동안 여러 차례 세트가 바뀐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무대 위에서도 사이즈를 계산해야 하지만 무대 뒤에도 잘 맞게 들어가는 지 측정해야 한다.
어떤 장면은, 관객들에게는 보이지 않도록, 막 뒤에서 움직이도록 디자인 된다. 반면, 사람이나 기계가 옮기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당신 앞에 있는 배우가 직접 옮길 때도 있다. 이것은 디자이너와 연출가가 의논하여, 관객들이 무대장치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기를 바라는지에 따라 선택한다.
무대 디자이너와 조명 디자이너는 상당 부분 서로 의지한다. 조명 디자이너가 없으면 누구도 세트를 볼 수 없을 것이다. 조명 덕으로 세트를 우아하게, 혹은 무섭게 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 반대로 세트가 없다면, 조명 디자이너는 더이상 비출 것이 없게 된다.
Set Models
세트 모형은 공연의 전체 세트가 어떻게 될지 모여주는 인형의 집 같은 것이다. 모형은 프로듀서, 연출가, 안무가들에게 공연의 모습이 어떨지, 그리고 장면이 어떻게, 어디로 바뀌게 될지 보여주는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된다. 연출가 입장에서는, 무대가 세워질 때 배우들을 어디에 위치시킬 지 시각화 하는데도 도움이 되며, 실제 크기의 세트를 만들게 될 사람들에게는 안내서가 된다.
리허설 때 배우들은 거의 세트 없이 빈 무대에서 연습한다. 따라서 극장에 세트가 설치될 때까지는 완성본을 보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모형은 세트가 세워지기 전까지 어떻게 만들어질 지 알려주는 유일한 도구가 된다.
그리고.. 일단 한 번 세워지고 나면 그것을 쉽게 바꿀 수는 없다!
'메리 포핀스'의 세트 모형과 실제 세트 제작 중인 모습.
Set Design Progression 세트 제작 과정
1. 디자이너가 콘셉에 따라 스케치한다.
2. 세트 모형을 만든다.
3. 실제 크기로 만든다.
<Off the Record>
* 셰익스피어 시대 때는 세트란 것이 없었다. 배우들이 대사 중 장소와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아, 이런, 강한 폭풍후가 밀려오는 구나. 배가 가라 앉을 것 같아." 와 같은 대사가 바로 극 중 장소가 어디 인지 알려주는 대사이다. 무대에 배를 띄워 놓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 말은 곧, 공연 내내 아무런 시각적 장면이 없으므로 배우들은 멍청한 직설적 대사보다는 훨씬 더 흥미롭게 표현해야 한다는 뜻이다.)
* Bob Crowley에 따르면, 세트 디자인에서 가장 힘든 작업은 대본 읽기이다. 희곡은 공연을 염두에 두고 씌어지는데, 대본에는 아직 전체 프로덕션의 특징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말 그대로 프로덕션의 뼈대일 뿐이며, 따라서 세트 디자이너들은 대본을 읽으며 각 장면들을 상상해내야 한다.
* '메리 포핀스' 공연에서, 제인 그리고 마이클 뱅크스라는 두 아역 배우들은 30피트 높이에 있는 그들의 방에 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세트가 바뀌는 동안 높이가 낮아질 때 얼른 올라타야 했다고 한다.
* 브로드웨이의 많은 작품들은 무대를 바꾸기 위해 컴퓨터와 모터장치가 요구되는 복잡한 무대를 설치한다. 한 번은, '메리 포피스'의 런던 공연 도중 무대장치가 부서져, 무대감독이 관객들에게 고칠 때까지 기다려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 법에 의하면 아역 배우들은 밤 11시에는 극장을 떠나야 한다. 공연이 늦어짐에 따라, 두 주연 배우인 제인과 마이클 뱅크스는 결국 마지막 장면에는 극장에 있지 못했고 그들의 아버지 역을 맡은 배우가 조명이 오르기 전에 아이들 침대 맡에 베개를 쑤셔 넣어서 그들이 잠든 것처럼 보이게 연기했다고.
* 극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무대장치에 문제가 생긴 경험을 한 번 씩은 다 갖고 있다. 그런 일이 관객들 바로 앞에서 일어날 때는, 끔찍하다. 하지만 시일이 조금 흐르면, 그들은 그 재앙에 어떻게 영리하게 대처했는지 무용담을 늘어놓기에 바쁘다. 그들은 이 끔찍한 밤의 사건에 대해 더 과장해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11. Sound Designer 사운드 디자이너
사운드 디자이너 John Shivers (메리 포핀스, 보니 앤 클라이드, 헤어스프레이, 아이다 등)
극장에는 언제나 '소리'가 있다. 배우들이 말할 때 소리가 나고, 문을 쾅 닫을 때 소리가 나며, 악기들도 소리를 낸다. 극장에서 나는 이 모든 소리는 바로 '사운드 디자이너'가 만들어낸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마이크를 이용해 소리를 더 크게 나게 하는 작업부터, 빗소리의 녹음 및 재생과 같은 음향효과 작업까지 담당한다.
옛날에는 극장에서 듣는 모든 소리는 누군가에 의해 라이브로 만들어졌다. 소리를 키우는 마이크도 없었고 음향효과를 만들 녹음기나 재생기도 없었다. 물론, 조명기기도 없었고, 극장의 온기를 채워줄 난방기도 없었으며, 무대의 빗줄기로 젖을 만한 좋은 자리도 없었다.
그에 비하면, 오늘날은 훨씬 더 재미나다.
오늘날은, 사운드 디자이너가 관객들이 듣게 되는 소리를 만들고 관리하는 일련의 작업을 맡게 된다. 뮤지컬 배우들은 대부분 자신의 목소리를 확장시켜줄 소형 마이크를 찬다. 오케스트라의 악기들은 마이크를 통해 연주되며, 음향효과들은 모두 녹음된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어떤 장비를 사용할 지, 그리고 그 장비를 어디에 두어야 객석 곳곳에 소리가 잘 전달될 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또한 객석에 목표한 바대로 들리게끔 소리가 잘 섞이고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하이 테크 장비에 대해서도 꽤 잘 알아야 한다. 그들의 업무는 볼륨을 위아래로 조정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니까. 어떨 때는 무대 및 오케스트라 핏에서 사용하는 마이크의 수가 한 번에 60개가 넘는 경우도 있다. 각 소리는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 주인공이 주요 곡을 부를 때 그 소리 대신 세번째 코러스 걸의 소리를 듣게 될 수도 있다. 여주인공은 절대 유쾌할 리 없을 터!
사운드 디자이너는 또한, 모든 소리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모두 무대에서 나는 소리처럼 들리도록 예민한 청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소리를 언제 낼지 아는 이야기꾼일 필요도 있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어떤 종류의 총소리가 나야 하는 걸까? 멀리서 들리는 그 소리는 사자 소리어야 할까 자칼의 소리어야 할까? 그쪽 지방에서는 어떤 새가 살고 창가에서는 어떤 새소리가 들리게 될까?'
수십개의 무선 마이크들.
이렇게 보이지 않을 만큼 작게 정수리나 볼 한 쪽에 붙이게 된다.
<Off the Record>
* 브로드웨이에서 '타잔'을 공연할 때 들리던 아기 타잔의 울음소리는 실은, 사운드 디자이너 John Shivers의 딸 '루비'의 소리였다. 그는 딸이 7개월일 때 울음소리를 녹음했다. 다른 스탭들은 어떻게 딸을 울게 했는지는 묻지 않았다고.
* 무대 위 모든 사람들이 작은 무선 마이크를 차고 있을 때, 이야기하거나 노래하는 사람의 마이크만 켜져 있게 해야 한다. 모두 계속 켜진 상태로 두게 되면, 각 마이크는 무대 위의 소리를 무작위로 투입시킬 것이다. 혹여나, 배우들이 무대 뒤에 있을 때에도 켜져 있게 되면, 상상해보라. 객서에서 무슨 소리를 듣게 될 지!
* 1766년에 지어진 영국 브리스톨의 'Old Vic Theater'의 천장에는, 객석에서부터 무대 밖으로 떨어지는 금속제의 길고 굴곡진 미끄럼들이 달려 있다. 포탄이 굴러가기에 적합한 사이즈인데, 바로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공연의 폭풍우 장면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천장 미끄럼틀에 포탄을 굴리면 길고 굴곡진 길을 내려가게 된다. 그러면 관객들은 머리 위에서 천둥 치는 것 같은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었다.
11-1. Sound Operator
사운드 디자이너는 공연 전에 모든 소리를 계획한다. 하지만 실제 공연 동안 그의 계획을 실행하는 것은 사운드 오퍼레이터이다. 사운드 오퍼레이터는 사운드 디자이너와 구분되기도 하지만, 작은 공연에서는 한 사람이 모두 담당하기도 한다. 사운드 오퍼레이터는 사운드 파트에서 마이크와 스피커를 분배하고 점검하며, 공연하는 동안 들리는 소리의 볼륨을 조정한다. 이 일은 기술이 발달할 수록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큰 규모의 뮤지컬에서의 사운드 오퍼레이터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큰 녹음실에서 엔지니어가 음악의 믹싱 작업을 하는 것 같이 보인다. 손과 눈의 동작이 딱딱 맞게 떨어져야 한다. 비디오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사운드 오퍼레이터로서도 유리할 것이다. 둘의 기술은 그만큼 비슷한 데가 있다. 예를 들면, 배우가 모형 접시를 박살낼 때 접시가 깨지는 소리를 그 순간 관객들이 듣도록 적시에 버튼을 눌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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